불타오른 비트코인 ATM…엘살바도르 대규모 시위
[앵커]
엘살바도르에서 정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정부가 강행한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을 반대하며 비트코인 입출금기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방주희 PD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도심 한복판에서 시뻘건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릅니다.
엘살바도르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산살바도르에 설치된 비트코인 입출금기에 불을 지른 겁니다.
엘살바도르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건 엘살바도르 독립 200주년 기념일이기도 한 현지시간 15일.
수 천명의 시민들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얻지 않고 부켈레 대통령이 마음대로 도입한 비트코인을 강력하게 거부합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지난 7일부터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했지만,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범죄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대의 분노는 비트코인에만 국한하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은 독재타도, 연임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엘살바도르가 독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과 조부모님, 친척들은 독재와 부패가 없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셨습니다. 팔짱을 끼고 앉아 방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독재를 꿈꾸는 이 정부에 저항할 차례입니다."
2019년 취임한 40세의 부켈레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 속에서도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하고 인권을 탄압하는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야권 성향의 대법관이 무더기로 해임된 뒤 새 대법관으로 꾸려진 대법원은 부켈레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방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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