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각지대에서 쓰러져가던 취약계층을 복지관 직원과 이웃들의 작은 관심이 살렸습니다.
김은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50대 남성이 영양실조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건 지난 17일.
남성을 발견한 건 취약계층 국민지원금을 담당하는 동 주민센터 공무원이었습니다.
지급 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남성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이상한 말을 들었던 겁니다.
[주윤홍 / 서울 신정3동 주민센터 복지건강팀장]
"처음에는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주스' 뭐 이렇게 해서 '주스를 원하세요? 주스를 사달라는 말씀이세요?' 이렇게."
평소 당뇨 환자들이 단 음료수를 찾는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주윤홍 / 서울 신정3동 주민센터 복지건강팀장]
"당뇨가 있는 분들이 관리를 제대로 못 하시면, 현장에 가보면 주스를 이렇게 1.5L 사놓고 막 벌컥벌컥 마시더라고요."
간호사와 함께 방문해보니 남성은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 홀로 있었습니다.
[주윤홍 / 서울 신정3동 주민센터 복지건강팀장]
"문을 딱 열어주시는데 현관에 주저앉아 계시더라고요. 뼈만 앙상하게 남으셔서. 주스 딸 힘도 없으셔서 저희가 따서 드렸어요."
당뇨 환자인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강원 춘천에서도 혼자 사는 80대 남성이 이웃의 관심으로 목숨을 구했습니다.
지난 8일 남성의 집에 배달된 요구르트 두 개가 그대로 있는 걸 통장이 주의 깊게 본 겁니다.
[나영숙 / 강원 춘천시 후평1동 통장]
"그분 요구르트 안 가져가실 분이 아니니까 119에 신고한다고 제가 신고했어요."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집에서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나영숙 / 강원 춘천시 후평1동 통장]
"한 4일 정도 굶어서 돌아가시게 생겼어요. 그날 발견 안 했으면…."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김은지 기자
[email protected]영상취재: 김민석 권재우
영상편집: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