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이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 희생 안 돼"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금 전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아프간에서의 미군의 임무는 끝났다면서 예정대로 철수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는데요.
국익이 없는 곳에서 싸우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캠프 데이비드에서 휴가를 보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오늘 오후 백악관으로 복귀했는데요.
조금 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탈레반 점령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의 미군의 임무는 국가 재건이 아닌 테러 대응에 있다며 이미 임무를 완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군대 육성 등에 수십조를 투입했고 미군 철수 후에 아프가니스탄이 혼란에 대비할 것을 수차례 경고했다면서 지금의 상황이 슬프지만 미국에서 가장 긴 전쟁을 끝내겠다는 결정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돼 더 많은 목숨을 잃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싸우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국민과 미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탈레반이 공격해온다면 신속 대응에 나서겠지만 그런 일이 없다면 예정대로 모두 철수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거듭 확인한 것입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아프간이 예상보다 빨리 탈레반에 함락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미군 철수 방침을 거듭 옹호했는데요.
아프간 정부가 이처럼 빨리 붕괴한 이유로는 "20년간 수백억 달러를 들여 최신 장비와 최고의 훈련과 시설을 아프간 안보군에 제공했지만 그들이 결국 자국을 위해 싸우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라며 "미군이 5년, 10년을 더 머문다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대통령은 최선의 선택을 해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대사관 옥상 헬기 탈출로 인해 베트남전 패망 당시 미국의 굴욕적인 모습에 비유되는 상황과 관련해 설리번은 "헬기는 지난 20년 동안 대사관에서 공항으로 가는 운송 수단이었다"며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앵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은 한시라도 빨리 아프간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활주로까지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는데요.
비행기 바퀴에 매달렸다 추락사하는 경우까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은 탈출을 시도하는 아프간 시민들이 끝도 없는 몰리면서 말그대로 마비상태인데요.
비행기를 태워달라며 활주로까지 장악해 공항 운영이 마비됐고, 이 과정에서 최근 3일간 최소 7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비행기 바퀴에 매달렸다 추락해 숨진 사람까지 나왔고 총기 소지자가 미군을 향해 총을 쏘고 미군이 대응 사격에 나서면서 2명이 숨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모든 군용기를 포함해 모든 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됐는데요.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공항의 이착륙이 금지돼 있고 미군이 항공 교통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미군의 초점은 공항의 안전과 보안, 항공기 운항의 재개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피용 비행편이 재개되도록 하기 위해 터키, 다른 국제동맹군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AP는 양측이 충돌방지 장치를 마련키로 합의했고, 이는 공항에서의 대피 작업이 탈레반의 방해 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라고 한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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