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34진.
부대원 90%가 감염된 채 돌아 온지 닷새쨉니다.
당국은 우리 군사외교력이 빛났다,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장병들은 어땠을까요.
감염 초기 현지 입항은 거부돼 버렸고 그 사이 기름도, 약도 부족한 배 안에서 이 악물고 버텨낸 겁니다.
‘군다운 군’ ‘나라다운 나라’는 무엇인가 곱씹어 보게 되는 장병들 이야기 들어보시죠.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 당국은 청해부대 34진 복귀 과정을 두고 “우리 군사외교력이 빛을 발휘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문무대왕함 내부 상황을 들어보면 조금 달랐습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과 인터뷰한 청해부대 A 간부는 “15~16일 입항해야 했는데 현지에서 거부했던 걸로 알고 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B 병사도 "입항을 바로 못하고 현지 앞바다에서 둥둥 떠다녔다", "그 사이 환자는 하루에도 20명씩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14일 마다 이뤄졌던 입항이 거부되자 기름 부족으로 저속 항해했고, "환자가 많아 약도 부족했다", "막판에는 타이레놀 뿐이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당국은 군사외교력을 자화자찬했지만 현지 국가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한 청해부대원들은 한동안 바다에서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도 장병들은 자신보다 전우를 챙겼습니다.
채널A에 당시 상황을 전한 장병은 군인의 사명감을 강조했습니다.
[C 씨 / 청해부대원]
“너무 아파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인원들이 있어서.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인원들은 어떻게든 버티면서 임무를 하고…"
A 간부는 “배를 두고 내려야 된다는 말이 나왔을 때 ‘음성자들만 한국에 보내자. 우리가 배를 몰고 가야 한다’며 울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장병들은 교대한 청해부대 35진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치료 받는 장병들을 응원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유주은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