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보이는 초록색 통유리 건물,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 사옥입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햇빛 반사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10년에 걸친 소송 끝에 주민들이 승리했습니다.
이은후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름날 아침 네이버 사옥 외벽에 커다란 빛덩이가 맺혀 있습니다.
외벽이 반사하는 햇빛은 맞은편 주상복합아파트 거실과 안방 등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네이버 사옥과 아파트의 거리는 100m 정도.
네이버의 통유리 외벽이 거울처럼 햇빛을 튕겨내는 겁니다.
[김봉규 / 아파트 주민]
"화장실에 거울을 못 보는 거예요. 얼마나 빛이 센지. (커튼 열면) 꼼짝도 못 해요. 다니질 못해요."
10년 전 아파트 주민 70여 명은 빛 반사 피해를 배상하라며 네이버에 35억 원대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피해를 인정해 가구당 1천만 원 정도씩 배상하라고 했지만, 2심은 참지 못할 피해가 아니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오늘 대법원은 네이버의 배상책임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반사된 빛 밝기가 기준치의 최대 2만 9천배나 되고 빛 노출 시간도 상당해, 참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원심은 네이버가 햇빛 차단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민 청구를 기각했지만, 대법원은 이 판결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네이버 측은 자체 조사에선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파기환송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mail protected]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이혜진
그래픽 : 여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