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와 가족이 행복해야 하는 어린이날을 고통 속에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0년 넘게 사라진 장기 실종 아동의 가족들인데요.
생사라도 알았으면 바랄 게 없다는 가족들, 김철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78살 박금자 씨는 5월 5일만 되면, 즐겨보던 TV를 끕니다.
TV 속 행복한 아이들을 보면 37년 전 실종된 아들이 떠올라 견딜 수 없어섭니다.
대신 어릴 적 사진을 꺼내보고 또 봅니다.
빛바랜 사진 속 아들, 기억 속에선 또렷합니다.
[박금자 / 정희택 씨 어머니 : 너무 괴로운 거야, 눈만 뜨면. 괴로워서 못 견뎌. 얼마나 괴로운지. 돈, 아무것도 아니에요. 너무 괴로워요. 마음이 찢어지는 거 같아. 피가 마른다니까. 그 정도로 아픈 거야.]
박 씨가 깜빡 잠이 든 사이 열린 문틈으로 걸어나간 네 살배기.
눈물 바람으로 전국에 있는 보육원을 샅샅이 찾아 헤맸던 어머니는 언젠가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박금자 / 정희택 씨 어머니 : 생각나지. 기억나는 건 항상 나지만…. 경찰서 같은 데 가서 부모를 자기가 찾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년 전 네 살 첫째 아들을 잃어버린 최명규 씨도 같은 아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큰 맘 먹고 사준 어린이날 선물을 가지고 놀아보지도 못한 채 집 앞 골목에서 놀다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최명규 / 최진호 씨 아버지 : 애가 게임기를 하나 갖고 싶어 하는데 그걸 못 사주다가 5월 5일 날 어떻게 돈을 마련해서 그걸 사줬단 말이에요. 근데 그거 딱 두 번 만져보고 애가 실종된 거야.]
경찰에 신고했지만, 적극적으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른바 골든 타임이랄 수 있는 사흘을 놓쳐버렸습니다.
사비 들여 야산을 수색하고, 차를 빌려 확성기 방송을 하고, 전단을 돌리고.
안 해본 게 없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최명규 / 최진호 씨 아버지 : 그러면 강력계에서 수사할 부분들을 아예 안 했다는 거지. 가출로 하면 3일은 수사를 안 하는가 보더라고요. 거의 안 했죠.]
10년 이상 가족이 찾지 못한 장기 실종 아동은 전국에 670여 명.
지난 2005년부터 사전 지문 등록제 등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제도가 시행됐지만, 18살 미만 모든 아동이 지문을 등록한 게 아니라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서기원 /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 : 이게 100% 됐을 때 완전한 효과를 얻을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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