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를 마구 폭행하고 도망간 남성, 대리기사의 끈질긴 추적에 결국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내비게이션에 남아있던 동네 주소가 실마리가 됐습니다.
구자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모습의 남성이 식당에서 나옵니다.
남성의 일행은 대리운전 기사를 부른 뒤 남성을 뒷좌석에 태우고 출발합니다.
잠시 후 어디론가 달려가는 남성.
차가 출발한지 5분도 안 돼 대리기사를 폭행하고 달아난 겁니다.
[피해 대리기사]
"(일행이) 중간에 (남성을) 내려줘야겠다고 해서 경유 요금을 얘기했더니 뒷좌석에서 발로 옆구리를 차고 주먹으로 뒷목이랑 후두부를 때리더라고요."
[구자준 / 기자]
"남성은 대리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는 사이 차에서 내려 이 길을 따라 도주했습니다."
출동한 경찰관이 기사와 함께 도주로를 살폈지만 남성을 찾지 못했고 일행은 남성의 신원을 모른다고 주장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폭행범을 잡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던 대리기사는 자신의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에 남성이 내리려던 주소가 입력된 것이 기억났습니다.
주소지로 찾아간 기사는 3시간 가까이 주변을 살피다 공사장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던 남성을 찾아냈습니다.
기사는 남성에게서 황당한 얘기도 들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달아난 남성이 길에서 잠들었고, 이를 본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폭행범인지 모르고 집까지 데려다 줬다는 겁니다.
[피해 대리기사]
"그 일 (폭행) 때문에 (경찰이) 찾아온 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좀 황당했죠. 저를 때리고 수백미터를 도망갔는데 자고 있었다니 괘씸하고."
기사에게서 남성의 신원을 넘겨받은 경찰은 주행 중에 폭행이 일어난 만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email protected]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