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상화폐 투자 시장의 시세 조작 의혹, 연속 보도입니다.
시세 조작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을 YTN 취재진이 확보했습니다.
한 가상화폐 발행업체 관계자는 전문 업체를 통해 시세를 조작했고 이 모든 과정은 거래소와 짜고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손효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한 가상화폐 발행사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은 A 씨.
웹 드라마 사업을 시작하는데, 관련 가상화폐를 만들어 팔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1억 원 가까이 넣고 경영진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가상화폐거래소 상장 준비를 하다가 충격적인 계약서를 보게 됐습니다.
가격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준다는 '마켓메이킹' 회사, 즉 시세 조작 업체와의 계약이었던 겁니다.
[가상화폐 사업 전 투자자 : 이런 마켓메이킹으로 3억 투자해서 20억을 벌었다, 정말 단기간에 만들 수 있다…. A 거래소에서 시세 조작으로 이런 성공한 사례가 있다, 다음 주인공은 너희 회사다(라고….)]
조작 업체는 온라인에서 해당 코인을 홍보하고 직접 사고팔기를 반복하면서 20일 만에 여섯 배까지 가격을 끌어 올렸습니다.
석 달이 지나 목표만큼 투자자가 몰리자 서버 오류인 척 매매를 막고는 한꺼번에 모두 팔아버렸습니다.
이 과정은 거래소와 짜고 이뤄졌다는 게 A 씨 얘기입니다.
[A 씨 / 가상화폐 사업 전 투자자 :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매도가 안 돼요. 거래소에는 "죄송합니다, 일시적 시스템 오류입니다", 라고 표시돼요. 그새 가격이 오르면 시세 조작 업체가 갖고 있던 코인을 팔아요. 이 모든 일이 한 달도 안 걸렸어요, 40∼50억 창출하는 기간이.]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때 대부분 이런 조작 업체를 끼고 하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코인일수록 시세를 주무르기 쉽다고도 설명합니다.
실제로 코인을 홍보해 값어치를 높여주면 매달 수익금을 주겠다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는 유튜버도 있습니다.
[가상화폐 투자 유튜버 : 몇% 수익이 나오고 있다, 이런 걸 홍보해주겠다…. 월 500을 주면 그런 기사를 만들어서 제가 홍보해드릴게요. 그런 제안을 많이 하는데….]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가상화폐는 세계에서 거래되는 종류만 9,200개가 넘습니다.
그만큼 조작되는 코인도 급증하면서 투자가 아닌 투기판으로 변질했다는 비난이 커진 가상화폐 거래소.
그러나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이 아니다 보니 관리 감독도, 거래소에 대한 조사조차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YTN 손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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