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학생들의 긴장이 여전한 4월입니다.
조선 시대 왕세자들도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다는 뜻에서 평생 한 번 입학식을 치렀는데요,
그 장면을 그린 그림 한 첩이 유일하게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봄이 온 서울 성균관입니다.
204년 전 3월, 이곳에서 9살 조선 왕세자의 입학식이 열렸습니다.
정조의 손자이자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의 입학식입니다.
[ 1817년作, 국립고궁박물관 이달의 큐레이터 추천작]
입학식이 그림으로 전하는 건 효명세자가 유일합니다.
세자의 모습은 그리지 않고, 노란색 사각형으로 위치가 표시됐습니다.
함께 전시된 동영상을 보면 행사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입학식에서만큼은 효명은 왕세자가 아닌 학생입니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공자에게 잔을 올린 뒤 스승에게 세 번 배움을 청합니다.
"선생에게 수업을 원합니다."
스승은 행사 내내 상석인 동쪽에 위치하고, 책상에 책을 놓고 가르칩니다.
세자는 바닥에 책을 놓고 공부합니다.
[문은경 /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원 : 왕세자 역시 스승과 배움 앞에서는 조아려야 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조선 왕세자들은 궁에서 스승 20명에게 교육받았습니다.
특별한 날 외에는 웃어른께 문안하고 공부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조강, 주강, 석강, 하루 세 번 정규 수업 외에도 낮과 밤에 수시로 스승을 불러 공부하는 소대와 야대가 있었습니다.
사간원과 사헌부 관리가 배석해 제대로 가르치는지 지켜봤고, 실력보다 후한 점수를 준 스승이 징계를 받은 일도 있습니다.
[김문식 / 단국대 사학과 교수 : (수업 시간이) 5시간에서 10시간 가까이 늘어날 수가 있습니다. 신하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 학문과 예의, 예치를 통해서 조화로운 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이런 생각을 (조선은)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세자 교육은 그런 학문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세자입학도첩엔 스스로 모범을 보여 권위를 높이고자 한 조선 왕실의 실천이 담겼습니다.
YTN 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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