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부인’ 이어 ‘여론전’…‘구미 3세’ 친모의 반격

채널A News 202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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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살짜리 여자아이가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40대 여성은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달 후, 유전자 검사 결과 그는 아이의 친모로 밝혀졌습니다.

위선자의 거짓눈물을 일컬어 '악어의 눈물'이라고들 하지요.

언뜻 보면 동물을 잡아먹으면서 미안한 마음에 흘리는 눈물처럼 보이지만,

먹이를 씹으면서 침샘과 눈물샘이 동시에 자극돼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입니다.

친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달 전, 친모가 흘렸던 눈물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Q1. 친모는 여전히 출산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데, 확인된 팩트들부터 짚어보죠.

유전자 검사 결과 외할머니라고 알려졌던 48살 여성은 숨진 아이의 친모로 드러났고요,

엄마로 알려졌던 22살 여성은 아이의 언니였습니다.

아이의 언니는 살인과 아동방임 등의 혐의로, 친모는 숨진 아이의 언니가 낳은 딸을 빼돌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입니다.

Q2. 친모는 여전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면서요?

구속된 이후 친모가 남편에게 보냈다는 편지도 공개가 됐습니다.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는데, 자신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여성은 검찰로 인계되는 순간까지, DNA 검사 결과조차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구미 3세 여아 친모(17일 검찰 송치 당시)]
"만인들이 믿고 신뢰하는 국과수인데, 제가 이렇게 아니라고 얘기할 때는 제발 제 진심을 좀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어떤 일 때문에 이런 일이 있는 것 같으세요?)
아니요. 저는 애를 낳은 적이 없어요. 진짜로 낳은 적이 없는데…"

Q3. 친모의 남편은 아내의 결백을 밝히겠다면서 사진까지 공개했어요. 신빙성이 있는 건가요?

숨진 아이가 태어나기 한달 반 전인 2018년 2월 15일에, 휴대전화로 찍은 것이라면서 사진 한장을 공개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친모가 아이를 낳았다면 만삭이었어야 하는데,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전문가의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 사진의 진위를 의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 사진을 그 날짜에 찍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되는데 그걸 확인할 수는 없으니까 주장인 거지. 유전자 검사를 한번 한 것도 아니고 여러번 했는데, 여러번 다 똑같이 틀리게 나오기는 어려워 보여요."

Q4. 사건이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친모가 숨진 아이를 유기하려고 한 정황도 드러났다고요?

경찰에 신고가 들어간 게 지난달 10일입니다.

그런데 친모는 이미 하루 전에 숨져있는 아이를 발견했고, 아이의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시신을 치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조사에서도 "시신을 옮기려다 바람소리에 공포감을 느끼고, 시신을 제자리에 돌려놨다"면서 일부 혐의를 시인했습니다.

Q5.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면 도대체 언제, 어떻게 바꿔치기한 건지가 핵심이겠죠. 이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나왔다고요?

언니의 출산과정을 모두 지켜본 전 남편의 증언입니다.

"아이의 언니가 딸을 출산한 뒤에 곧바로 친모의 집으로 가서 산후조리를 받았다"는 건데, 당초 산후조리원에 일정기간 머물렀다고 알려졌던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찰은 친모가 산후조리를 해주는 과정에서 아이가 바뀌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Q6. 출산 후 바로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면, 친부모가 눈치채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군요?

생후 한달까지, 신생아들은 얼굴의 붓기가 빠지지 않은 상태로 모습이 많이 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일단 경찰은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혐의는 밝혀내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친모와 연락을 주고받은 택배기사들까지 포함해서 수십명의 남성들을 조사했지만, 친모가 언제, 어디서 아이를 낳았는지, 숨진 아이의 친부는 누구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특히나 언니가 낳았다는 '사라진 아이'의 행방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결정적인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재판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검찰이 친모를 구속상태로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난 17일로부터 최장 20일입니다.

다음달 초까지는 어떻게든 추가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친모 뿐 아니라, 구속된 아이 언니와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추가조사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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