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열리는 고교야구 본선은 프로야구 인기를 뛰어넘습니다.
그런데 한국계 학교가 처음 본선에 올랐습니다.
동해 바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교가도 경기장에 울려 퍼진다고 합니다.
김범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운드에 오른 투수부터 타자와 포수까지.
눈빛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우렁찬 기합으로 연습에 임합니다.
오늘 개막한 '봄 고시엔' 본선에 오른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선수들입니다.
[고마키 노리쓰구 / 교토국제고 야구팀 감독]
"내야수 수비력이 약해서 방어력을 강화했고, 팀워크라면 어느 곳보다도 좋습니다."
"제가 입은 것은 이 학교 야구부의 유니폼입니다. 선수들은 대회 1승을 목표로 경기 직전까지 학교 운동장애서 맹연습 중입니다."
봄과 여름 두 차례만 열리는 일본 고교야구대회서 외국학교가 본선에 진출한 것은 2차대전 일본 패망 이후 처음.
창단 22년 만의 쾌거입니다.
1947년 개교할 때 만든 우리말 교가가 고시엔 경기장만이 아니라 공영방송 중계를 통해 전국에 울려퍼집니다.
[효과음]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우익의 표적이 될 것이 우려돼 방송 자막에는 '동쪽의 바다'로 표기합니다.
[야마구치 긴타 / 야구부 주장]
"우리 교가라서 신경 쓰지 않아요. 오히려 한국어를 배우는 게 제게 강점이 된다 생각합니다."
한국계 학교지만 전교생 130여 명 가운데 일본 학생이 90명이 넘고 출전 선수 18명도 모두 일본 학생들입니다.
[이정민 / 교토국제고 1학년]
"교복입고 가서 친구들 이름 불러주면서 열심히 큰소리로 응원할 겁니다."
[박경수 / 교토국제고 교장]
"조선통신사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야구를 통해서 한일 간의 화합이 이어지는 기회를 얻었다고 봅니다."
첫 경기로 역사를 쓰는 날은 오는 23일입니다.
[효과음]
"교토국제고, 파이팅!"
교토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