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가 3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로 지정한 경기도 시흥에 가봤습니다.
농지에 허리 높이의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보시면 이렇게 두 뼘 간격으로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말라비틀어진 잡초가 뒹굴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방치된 허허벌판입니다.
등기부 등본을 떼 보니 농지 소유주는 8명.
이 가운데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름만 6명입니다.
1∼2년 전 땅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주민 A 씨 : 우리 저거 다 팔았어, 작년에. 셋이 샀대, 우리 땅을. 셋이 농사짓는다고 산 거야.]
3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또 다른 토지. 역시 LH 직원 명의로 추정되는데, 푸릇한 묘목이 발 디딜 틈 없이 차있습니다.
통상 토지에 나무가 심겨있으면 가치가 높아져 보상 규모가 커지는 점을 노린 듯한 흔적입니다.
5천 제곱미터 가량 되는 이 땅은 지난해 2월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 B 씨 : 흙을 갖다 부었을걸? 원래는 여기 고물상이 있었지. 촘촘히 심어놨잖아. 언젠가 풀릴 줄 알고 심은 거 아닐까?]
이렇게 LH 직원 10여 명이 사들였다고 파악되는 신규 택지는 2만3천여 제곱미터로 모두 백 억 원어치입니다.
지난 2018년 4월 시작된 매입은 지난해 6월까지 이어졌고, 정부는 그로부터 여덟 달이 흐른 지난달, 이 택지에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공인중개업 관계자 : 여기 원래 160∼170만 원이었어요, 평당. 막 물건도 없었어요. 220∼250만 원까지 불렀어요, 마지막에는.]
경찰은 LH 직원들의 광명 시흥 일대 투기 의혹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취재기자ㅣ김다연
촬영기자ㅣ강보경
자막뉴스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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