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까지 내줄 판에…소송 끝나도 LG·SK 협상 답보
[앵커]
미국에서 벌어진 LG 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소송이 LG의 판정승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판결 뒤에도 합의금을 둘러싼 협상은 여전히 진전이 없습니다.
글로벌 경쟁은 격화하는데 안방 싸움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LG와 SK 간 협의에 진전이 없는 이유는 합의금을 둘러싼 견해차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LG의 요구액이 3조 원을 넘는 데 반해, SK는 8,000억 원 미만을 희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예상과 달리, 미 국제무역위원회 ITC 분쟁에서 진 SK가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미 수주한 폭스바겐, 포드 공급분은 2년, 4년씩 수출 금지 유예를 받은 만큼,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 공장을 가동하며 장기 협상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상황은 SK에 썩 유리하지 않습니다.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한이 40여 일 남았지만, 이미 유예기간을 줘 실질적 피해가 없는 미국 입장에서 행사 가능성은 낮습니다.
항소로 결정을 뒤집기도 어렵습니다.
2010년 이후 ITC 결정이 연방항소법원에서 바뀐 사례는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은 격화하고 있습니다.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1위를 탈환한 중국 CATL은 현대차 납품권을 따내는 등 우리 안방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이 하는 것보다 한 기업이 하는 게 우리의 마켓쉐어를 감소시키는 영향이 되고요. 그 감소된 부분에 중국 기업들이 들어오겠죠."
LG 역시 코나 전기차 화재로 인한 부담 해소와 상장 추진이 필요한 만큼, ITC가 SK의 패소 사유를 명시한 결정문을 공개하면 협상이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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