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대 南北美 협상라인 재정비…한반도의 봄 올까
[앵커]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 역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베테랑 외교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하며 동맹 복원을 기치로 내걸었는데요.
북미 외교안보 라인의 면면은 어떤지, 정부는 '바이든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서혜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여기 우리 국경 너머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 번 세계와 함께 할 것입니다."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귀환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이 세계의 등불로 다시 한 번 우뚝 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국도 이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이 어떤 세계 전략을 펴느냐에 따라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정세가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질서가 급격한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굳건한 한미동맹과 함께 주변국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지금의 전환기를 우리의 시간으로 만들어가야할 때입니다."
특히 시선은 미국의 '외교안보팀'을 향해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를 잘 아는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점인데요.
전임 민주당 행정부에서 일한 인물들이 다시 돌아와 새 판 짜기에 들어갔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링컨은 오바마 국무부의 부장관으로 북핵 문제 등 아시아 업무를 총괄했습니다.
또 셔먼의 경우,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대북 협상에 관여해왔는데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 동행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죠.
아울러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동아태 차관보 대행으로 임명된 것 역시 주목해볼 만합니다.
김 전 대사는 대북특별대표, 6자 회담 수석대표를 거친 대표적인 '북핵통'으로 평가되는데요.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과 합의문을 조율하는 역할도 했죠.
아직 인선이 진행중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구체적인 한반도 전략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블링컨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생각의 일부만 내비쳤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 중 하나는 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어떤 선택지를 우리가 가졌는지, 그것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정도의 압박을 주는 데 효과적인지, 다른 외교적 계획들이 가능할지를 검토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상대할 북한의 인사들은 누가 있을까요.
우선 김여정 부부장이 대미전략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북미 실무협상을 담당했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리선권 외무상의 향후 역할도 주목됩니다.
다만 북한 8차 당 대회에서 김여정 부부장과 최선희 1부상의 공식 지위가 강등돼 많은 해석을 낳았는데요.
대화의 오랜 교착으로 '대미라인'의 입지가 축소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향후 협상 움직임에 따라 이들이 다시 전면에 나올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18년 '한반도의 봄' 주역들을 다시 전진배치하며 바이든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미대화의 가교 역할을 한 서훈 당시 국정원장은 현 국가안보실장이고, 정의용 당시 안보실장은 외교부 장관에 내정됐죠.
여기에 박지원 국정원장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막후 지휘했던 인물입니다.
이렇게 대화의 문을 연 경험들을 지녔지만, 이들 역시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걸 압니다.
"우리 외교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느낍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동맹 공조를 기치로 내건 미국과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북한.
그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에 사활을 건 한국.
복잡 다단한 국제관계 질서 속에서 한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의 공간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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