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힌 민주주의…피와 약탈로 얼룩진 美의회 참상

연합뉴스TV 202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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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민주주의…피와 약탈로 얼룩진 美의회 참상

[앵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에 난입했을 당시의 현장영상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출입문은 부서지고 유리창은 깨지고, 총탄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등, 민주주의의 공간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방주희 PD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미국 연방의사당 내 복도를 가득 메운 시위대.

"살려주세요."

갑자기 들려온 총소리에 놀란 시위대가 잠시 우왕좌왕하는가 싶더니 이내 격분하며 살인자라고 외칩니다.

시위대 여성 한 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는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의회 경찰이 의사당 안으로 들어온 시위대를 막아보지만, 속수무책으로 밀려납니다.

4시간가량 이어진 시위대의 난동으로 의사당 내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깨진 유리창 파편과 파손된 집기가 바닥에 널렸고, 시위대가 들고 다니던 현수막이 곳곳에 쌓였습니다.

의회 홀에 전시된 재커리 테일러 제12대 미국 대통령 흉상의 얼굴은 누가 흘렸는지 모를 피로 얼룩졌습니다.

의원들 집무실도 시위대의 표적이 됐습니다.

바닥에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각종 서류가 어지럽게 널렸고, 사무실 노트북을 도난당한 의원도 있습니다.

의사당 밖에서 시위대 모습을 취재하던 언론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시위대들은 취재진을 향해 침을 뱉거나 협박 등 폭언을 퍼부은 것은 물론, 카메라를 빼앗아 박살내기도 했습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백인 우월주의를 신봉하는 극우주의자들이 의사당 난입에 대거 가담해 폭동 행위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시위대가 휩쓸고 간 의사당에서 한 의원이 경호 요원들과 함께 청소하는 모습이 우연히 포착돼 잔잔한 감동을 안겼습니다.

AP통신은 한국계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담은 글과 사진을 내보내며 김 의원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건물 중 하나인 의사당이 더럽혀졌다는 것이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서 그냥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곳에 있던 여러 경호 요원분들이 함께 청소를 도와주셨습니다."

연합뉴스TV 방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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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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