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경기장으로"…소의 해, 싸움소 농가의 소망
[앵커]
소싸움은 우리 전통 민속놀이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1년 가까이 대회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싸움소 사육을 포기하고픈 마음도 크지만 농민들은 신축년 소의 해, 소처럼 우직하고 성실하게 힘든 시기를 버티겠다고 다짐합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강한 추위에 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새벽, 쇠죽 끓이는 가마솥 위로 증기가 피어오릅니다.
싸움소 사육 농가의 분주한 오전 일과가 시작됐습니다.
소들은 주인이 정성스레 만든 쇠죽을 먹고 기운을 차립니다.
아침을 든든히 먹은 싸움소들을 너른 마당으로 옮깁니다.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녀석들은 펄쩍펄쩍 뛰거나 땅을 헤집으며 힘을 과시합니다.
이 소들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수십여 차례 트로피를 따낸 챔피언들입니다.
최진호씨는 전통 민속놀이인 소싸움의 매력에 빠져 25년 째 싸움소를 기르고 있습니다.
한, 두마리로 시작한 싸움소는 이젠 50마리로 늘어, 어느덧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됐습니다.
"덩치도 크지만 듬직하고 소는 내가 해준 만큼 보답을 해줘요. 그냥…"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경기장이 폐쇄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에 싸움소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도 늘고, 소를 헐값에 팔았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기만 합니다.
"소 병 때문에도 못하고 사람 병 때문에도 경기를 못하고 양쪽으로 손해가 계속 너무 크죠. 코로나가 종식돼야, 경제가 좋아져야 소싸움도 할 수 있잖아요.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야죠."
지난해 초, 청도군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국내 최초 동일집단 격리 등 감염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년 내내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청도 소싸움 경기 중단 등 관광객 급감으로 지역 경제 타격도 컸습니다.
새해에는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축년 새해에는 힘든 일도 묵묵히 이겨내는 소처럼 좋은 기운 받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이겨나가길 기원합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