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전국법관대표회의 결과가 발표됐는데, 검찰이 판사 문건을 작성한 데 대해 판사들이 공식 대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회부 이은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결과 이야기하기 전에요. 오늘 판사 문건 때문에 판사들이 모인 건 아닌거죠?
네. 법관 독립 등에 대해 논의해서 대법원에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1년에 두 번 모이는데요,
원래 하반기엔 12월 초, 이맘때 즈음 모입니다.
이번 사태와 아주 공교롭게 시기가 겹친 거죠.
전국 법원 별 인원을 고려해 선발한 판사 대표 125명이 회의 참석 대상입니다.
전체 판사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판사 관련 문건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는 겁니다.
[질문2] 본격적으로 오늘 결론을 일단 법관 대표들이 결론을 냈죠? 누구한테 유리한 결론인지 궁금한데요.
부결이 된 만큼 그동안 공소 유지 업무의 일환이라고 주장해온 윤석열 총장 측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법관대표들은 치열한 찬반 토론을 벌였는데요.
찬성 쪽에서는 재판 절차와 무관하게 수집된 비공개 판사 관련 자료를 다룬다는 점에서 법관의 신분상 독립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재판이 계속되는 만큼 해당 재판의 독립을 위해 법관회의 차원의 표명은 신중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또 법관회의 의결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했습니다.
결국 원안에 수정안까지 제출되고 표결까지 부쳐졌는데요,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부절절하다는 결론에 이른 겁니다.
[질문3] 마침 오늘 윤 총장 측은 판사 문건에 대해 반박하는 자료를 내놨어요? 무슨 내용이죠?
미국 연방 판사 연감입니다.
윤 총장 측이 내세운 건 도티라는 판사의 학력 등을 정리해 놓은 부분인데요.
주목할 점은 5문단 정도의 법조인 세평입니다.
전직 해병대다, 지각하지 않는 게 좋다, 친정부적이다 등 내용도 구체적입니다.
[질문4] 미국도 이렇게 판사 세평을 한다, 이걸 강조하려는 거겠죠?
징계위 핵심 쟁점이 될 '판사 문건',
그 중에도 추 장관 측이 가장 문제 삼은 세평 수집이기 때문에 해외 사례를 통해 반박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윤 총장 측인 공개한 판사 관련 문건은 세평이 한두 줄 정도입니다.
이에 비해 미국의 판사 연감은 양도 많고, 내용도 구체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 측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건 결국 '사찰'이라는 프레임일 거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앞두고 불법 사찰이 아니라는 걸 다시한번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의견도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5] 목요일 오전으로 징계위 시간이 최종 결정됐어요. 앞으로 사흘, 매일 매일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 같은데, 변수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일단 윤 총장은 헌법소원과 함께 징계의 효력을 멈춰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9명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가 최종 결정하게 되는데, 아직 이 재판부로 사건이 넘어가지는 않은 상태이고요.
확률이 높진 않지만,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징계위 전까지 결정을 서두를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이밖에 검사 술접대 의혹 수사와 월성 원전 수사 등도 징계위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검사 비리를 은폐했냐, 검찰의 정당한 수사에 대해 정치적 외압이 있었는지 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들이기 때문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을 결정지을 '슈퍼 위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 기자가 빠짐 없이 챙겨서 보도해주시죠. 지금까지 사회부 이은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