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면서 관련 보고서를 임의로 왜곡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윤 총장 감찰을 맡은 검사가 본인 보고서에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썼지만, 사전 설명 없이 삭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서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파견 근무를 하는 이정화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자신이 판사 사찰 의혹 법리 검토를 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판결문들을 검토·분석한 결과 문제가 된 '주요 사건 재판부 문건'으로 직권남용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고 감찰담당관실 검사들도 같은 결론을 내려 기록에 넣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문건 작성 경위를 아는 사람과 접촉을 시도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윤 총장 직무집행 정지 결정이 내려졌고 급기야 수사 의뢰까지 이뤄졌다며 당혹감을 표했습니다.
특히 본인이 작성한 보고서에 대해선 재검토 지적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수사 의뢰와 양립할 수 없는 부분들이 합리적인 설명 없이 삭제됐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총장 수사 의뢰 결정은 합리적인 법리 검토가 없었고 절차도 위법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양심과 소신에 따라 글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곧바로 반박하는 입장을 냈습니다.
보고서 일부가 삭제된 사실이 없고 이 검사가 최종 작성한 보고서는 감찰 기록에 그대로 실려 있다는 겁니다.
다만, 문건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징계 사유로 볼 수 있단 점엔 이견이 없었다면서도 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견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추가 문건이 있을 수 있어서 신속한 강제 수사 필요성이 있었고 심각성을 고려해 징계와 별도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총장 직무배제와 징계청구를 재고해달라는 검사들의 집단 성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직접 감찰을 진행한 법무부 담당자의 내부 고발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할 전망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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