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나약해져서"…그라운드 떠나는 '라이온킹' 이동국
[앵커]
1998년 프로에 입단해 23년 간 현역 축구선수로 뛰어온 '라이온킹' 이동국 선수가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살아있는 전설이 된 이동국 선수는 은퇴를 결심한 이유와 선수생활의 소회를 밝혔는데요.
현장에 정주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유니폼을 벗고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이동국, 만 41세가 된 올해까지 23년 간 누볐던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동국의 표정은 담담했습니다.
A매치 포함 844경기에 출전해 344골을 넣으며 살아있는 전설이 된 이동국이 은퇴를 결심하게 된 건 정신력 때문이었습니다.
"부상 때 나약해진 제 모습을 발견하고 난 다음에 많이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만해도 될 때가 된 것 같다…"
이동국은 2004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올리버 칸을 상대로 넣었던 발리슛을 최고의 골로, 2009년 K리그 우승을 최고의 기억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순간만큼이나 절망도 많았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 부름을 받지 못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부상에 좌절했습니다.
"2006년에 월드컵 두 달을 남기고 다쳤을 때 그때는 정말 모든걸 다 부어서 2002년도의 실패를 맛보지 않기 위해 모든걸 다 걸고 준비했지만 부상으로 인해서 경기를 뛰지 못했다라는 것…"
아픈 기억도 담담하게 되짚어내던 이동국, 그러나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아버님께서 너가 은퇴식을 하니 아버님도 본인도 이제 은퇴를 해야겠다…30년 넘게 같이 하고 있는데 본인도 이제 은퇴를 한다고 하셨을때 가슴이 찡했고 아 안 울려고 했는데…"
이번 주말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이동국은 제2의 고향 전주에서 마지막 우승컵을 들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경기에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 선수가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아마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축구인생의 마지막이지 않을까…"
연합뉴스TV 정주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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