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국회의원까지 된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에 이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이 더 주목을 받는 건,
북한 외교관을 비롯한 북한 상류층의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집안과 전력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정다은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조성길 전 이탈리아 대사대리는 엘리트 코스만 밟아 온 정통 외교관입니다.
1975년생으로 평양 최고 부촌인 중구역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양외국어대학 졸업하고,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4개국어에 능한 인재로 알려졌습니다.
아버지는 아프리카 대사를 지냈고 장인은 태국 대사를 지낸 평양 유력 외교관 집안 출신입니다.
부인 역시 평양의대를 나와 북한에서도 상류층 금수저로 분류됩니다.
조성길은 2015년 3등 서기관으로 이탈리아에 부임했고, 이후 1등 서기관으로 파격 승진해 대사대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탈리아의 북한 공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최고위층의 사치품, 이른바 '1호 물품'을 상납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김 위원장의 요트, 와인 등 사치품 밀수 루트와 돈세탁 과정 등 민감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엘리트가 돌연 망명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옵니다.
[고영환 / 전 북한 외교관]
"이탈리아 같은 경우엔 39호실이나 김정은 서기실과 관련된 일들을 좀 하거든요. 요트를 보낸다든가, 이탈리아 와인을 보낸다든가 이런 과정에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
해외에서 정권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거나 자녀 교육 등을 위해 북한을 등졌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조 전 대사는 부인, 아들과 함께 빠져나왔을 뿐 남겨진 딸은 북한에 강제 송환된 상태입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