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태풍에 젖은 택배들이 아직도 주인을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자연재해였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 있을 수도 있는데, 고객들은 연락도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4일, 어머니에게 보낼 고혈압약을 주문한 정모 씨.

2주가 지나도록 약이 도착하지 않았는데 택배회사에서는 아무 연락도 없었습니다.

[정모 씨 / 부산 동래구]
"문자도 없었고, 어떠한 전화도 없었어요. (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안 되고."

약을 다시 사려면 수십만 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정모 씨 / 부산 동래구]
"저희 영양제 산 것까지 하면 한 30만 원 넘어갈 걸요."

정 씨가 주문한 택배는 태풍 때 쏟아진 비에 젖어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택배만 백 개가 넘습니다.

택배 기사들은 물류센터에서 물건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고 말합니다.

태풍이 오는데도 방수포 하나만 씌워놨다는 겁니다.

[방인수 / 택배 기사]
"옆에 보면 창고가 있거든요. 굳이 비 맞게 놔둘 필요가 없고 계속 방치하는 거예요 저렇게."

택배 기사들은 배송 지연 과정을 설명할 책임도 떠안았습니다.

[택배기사-고객 간 통화]
"업체에서는 그쪽에 배송 완료라고 되어있다고, 이쪽 번호로 전화하라고 하던데요. (기사하고 전화해서 해결하라고요?) 네."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택배 회사는 물건을 배송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택배회사 관계자]
"이게 천재지변이잖아요. 물건들 확인해서 재포장하고 고객들 배상이나 다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공정거래위원회의 택배 표준약관에는 택배가 파손되거나 분실될 경우 고객이 손해 입증 서류를 내면 택배회사가 우선 배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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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덕룡 정기섭
영상편집: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