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올 추석에는 이런 말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부모와 자녀 모두 보고 싶은 마음은 한결 같겠죠.
시골에 혼자 계신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 편지를 만들어 자녀에게 보내는 지역이 있어 화젭니다.
홍진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현장음]
(시작) 00야, 내가 너를 사랑하고, 모든 걸 잘하고 있지만…
김순자 할머니가 휴대전화 앞에서 영상 편지를 찍습니다.
섭섭한 마음은 마음 한 구석에 꾹 눌러놓고, 자녀에게 고향집에 오지 말라고 신신 당부합니다.
[현장음]
세월이 이러니까 오지 마라, 안와도 된다. 나 혼자 여기서 너 생각하고 추석 잘 쇨게.
[김순자 / 경북 의성군]
"명절에 안오더라도 뒤에 천천히 오면 되겠지요. (나중에) 음식도 같이 먹고 그러는 게 안 좋습니까."
경북 의성군이 추석 연휴을 앞두고 제작하는 영상편지입니다.
의성군은 인구 40%가 65세 이상인 노령인구 1위 지역, 그만큼 코로나19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추석연휴 바이러스 전파를 우려하던 군청은 영상편지를 제작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박경숙 / 경북 의성군청 노인복지계장]
"엄마 영상을 보면 한편으로 마음이 놓이면서 편안한 그런 게 있어서 이 기회에 이렇게 한번 하자고 해서 하게 됐습니다."
생활지원사 120명이 어르신 댁을 일일이 찾아 동영상 메시지를 녹화해 자녀들에게 전달합니다.
원고도 사전 연습도 없지만, 진한 사투리 속에는 자녀를 아끼고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정성란 / 경북 의성군]
"마스크 잘 끼고 너 조심해라. 엄마는 집에서 잘 먹고 얼굴도 좋다. 나는 너 걱정뿐이다. 사랑한다."
[김외식 / 경북 의성군]
"추석에 못 오거든 오지마라. 코로나19 세거든 오지마라. 항상 몸 조심해라, 건강하게 잘 있어라. 사랑한다."
의성군은 오는 25일까지 홀로 사는 어르신 1천8백명의 영상 편지 제작을 마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