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구례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축사가 물에 잠기면서, 소들이 살겠다고 지붕 위에 올라갔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마음이 아픈데, 자식같이 키운 농민들은 어떤 심정일까요.
공국진 기자가 구출 현장에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주택 지붕 위에 소 5마리가 오도가도 못하고 서 있습니다.
지난 7일부터 내린 폭우에 구례읍 일대가 물에 잠기자, 소들이 차오르는 물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간 겁니다.
소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지붕이 무너지면서, 한 마리는 집 안 쪽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공국진 기자]
"지붕 위에 소는 사실 지칠대로 지쳐있습니다. 하지만 소가 자칫 흥분할 경우 아래로 내리는 도중에 사람이나 소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한 마리씩 마취를 한 후 옮기고 있습니다."
[양달승 / 광양소방서 소방위]
"두 마리가 마취가 안 되는 상태입니다.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까스로 마취가 된 소들은 안전하게 밧줄에 매달아 크레인으로 한 마리씩 구출해 냅니다.
미처 소들을 구하지 못하고 급히 대피했던 농부는, 소들이 안전하게 내려오자 눈물을 글썽입니다.
[백남숙 / 구출된 소 주인]
"자식 같은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어제는 못 구했어요. 오늘 다행히 오셔서 구해주니 너무 감사하고 눈물 나올 정도예요."
며칠 동안 홍수와 사투를 벌인 탓에 소들의 건강도 나빠졌습니다.
[정기영 / 수의사]
"오랫동안 물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밖에 방치돼 있는 상태다 보니까 (건강)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호흡기 증상이 다 있고."
이번 폭우로 구례 지역 농가에서만 소와 돼지 등 3600마리의 가축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정승환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