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막을 방법은 없지만, 48일 째 내리는 비에 속수무책인 이유, 따져는 봐야겠지요.
큰 피해를 입은 전북 섬진강 유역이 피해를 줄일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폭우가 쏟아질 거라는 예보가 내려졌는데도, 미리 조금씩 방류하지 않고, 막판에 한꺼번에 물을 내보내 강물이 많이 넘쳤다는 겁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섬진강에서 넘친 흙탕물이 마을을 휩쓸었습니다.
섬진강 제방이 불어난 물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겁니다.
남원에서만 주택 70채와 축구장 1300여 개 넓이의 농경지가 침수된 상황.
수해는 섬진강 유역인 남원, 순창, 임실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그제 섬진강댐이 갑자기 대량 방류해 피해가 커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옥래/ 침수 피해 주민 (어제)]
"(그제) 물이 넘쳐 흘러서 방송을 했어요. 섬진강댐에서 방류한다고,1천 톤을 방류한다고."
지난 7일 오후 7시 기준 섬진강댐의 저수율은 84%.
80%를 넘은 건 8년 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문이 열린 건 다음날 아침.
초당 1868톤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피해 지역에선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된 지난 6일 오후부터 일찌감치 방류를 시작해 수위 조절을 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기범 / 침수 피해 주민(어제)]
"섬진강댐 수위조절 한다고 여기 생각 안 하고 계속 그곳(댐)을 너무 많이 터서 둑이 터진 것 같습니다."
몇몇 전문가는 농업용수와 발전용수를 확보하려고 무리하게 물을 가둬둔 게 문제였다고 지적합니다.
댐을 공동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는 "매뉴얼에 맞춰 적정량을 방류해왔다"고 해명했습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
"최선을 다했지만 기록적인 강우였다는 점을 이해 부탁 드립니다. 수해 극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수자원공사 측은 향후 있을 태풍 '장미'의 영향을 고려해 열흘간 이어온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며 섬진강댐의 수위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뉴스 안건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이기현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