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베이루트 폭발' 질산암모늄 6년간 항구에 방치
베이루트 시내를 삽시간에 폐허로 만든 대규모 폭발.
폭발 당시 화면을 보면 1차로 불이 난 베이루트 항구의 창고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 엄청난 폭음을 내며 터져버립니다.
이 건물에는 화학 물질인 질산암모늄 2천750톤이 저장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통 질소 비료를 만들 때 쓰는 질산암모늄은 가열되면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인화성 물질입니다.
값이 싸고 구하기 쉬워 사제 폭탄을 만들 때 재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사고가 수습되면서 이런 위험한 물질이 왜 베이루트 시내와 가까운 항구에 대량으로 저장됐었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알자지라 방송은 6년 전 러시아 화물선에서 압류한 질산암모늄이 이곳에 저장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관은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을 근거로 이를 옮기거나 수출하자고 수차례 법원에 공문을 보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는 겁니다.
따라서 레바논 법원과 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적어도 지난6년간 위험한 질산암모늄이 시민과 가까운 곳에 대량으로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 조처없이 6년간 보관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폭발을 둘러싸고 미국 언론에서는 민간에서 쓰는 질산암모늄뿐 아니라 군사용 폭발물이 창고에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레바논이 정파와 종파간 정쟁이 심각한 만큼 질산암모늄을 방치한 책임을 두고 정치 세력간에 책임 전가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취재 : 강훈상 테헤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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