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주독미군 감축 공식 발표…"돈 안내서"
[앵커]
미국이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3분의 1을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방위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결국 감축 카드를 꺼내든 건데요.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워싱턴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앵커]
관련 보도가 나온지 한달여 만에 미국 정부가 주독미군 감축을 공식화했군요?
[기자]
네, 미국 국방부가 현재 3만 6천명 정도인 독일 주둔 미군 가운데 1만 2천명가량을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주독미군 1만 2천명을 감축해 이 중 5천600명은 유럽 다른 국가에 재배치하고 나머지 6천400명은 미국에 복귀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이 9천500명을 줄인다고 보도했던 것보다 규모가 큰데요.
에스퍼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미군 유렵 사령부는 대략 1만 1천900명의 주독미군을 재배치할 것입니다. 이 가운데 5,600명은 다른 나토 국가에 배치되고 나머지 6,400명은 미국으로 돌아오되 이들 중 다수는 유럽으로 순환배치될 것입니다."
미군 유럽사령부와 유럽의 특수작전사령부 본부도 독일에서 벨기에로 이전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적다고 불만을 표출하며 감축 입장을 밝힌 이후 관련 절차에 본격 착수한 건데요.
다만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많아 의회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재선에 실패할 경우엔 이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돈을 안 내서 감축한 것이라면서 돈을 더 내면 재고해볼 수 있다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것이 미군 감축 결정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돈을 안 내는 데 왜 계속 남겨둬야 하느냐면서 호구가 되지 않겠다는 표현도 다시 썼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왜 미군을 독일에 남겨둬야 하죠? 우리는 더 이상 호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독일을 보호해줬습니다. 독일이 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줄이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해요. 그들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돈을 더 내면 주독미군 철수를 재고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결국 방위비와 미군병력 주둔 문제가 사실상 연계돼 있음을 확인한 셈입니다.
[앵커]
결국 방위비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연계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전망이 나옵니까?
[기자]
네, 주독 미군 감축 결정 배경에 독일의 군사비 지출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미국이 한국에도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선 국면에서 고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을 첫 타깃으로 삼아 본격적인 방위비 압박에 나섰다는 점에서 대선까지 남은 석달간 전략적 차원에서 또 다른 타깃으로 한국을 지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주독미군 감축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속도를 냈다는 사실은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더합니다.
앞서 지난 21일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해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면서도 주한미군이 배치된 인도·태평양사령부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병력의 최적화를 위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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