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장갑차가 빗줄기 속을 거침없이 내달립니다.
전면부엔 독거미 문양이 선명합니다.
국내 방산기업인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미래형 장갑차인 '레드백'입니다.
호주의 맹독성 거미인 '레드백'의 이름을 딴 이 장갑차는, 호주군의 차세대 장갑차 사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전투 장갑차와 계열차량 4백여 대 획득에만 5조 원, 총 사업비는 8~12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입니다.
레드백은 지난해 9월,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영국의 BAE 시스템즈 등 쟁쟁한 글로벌 방산기업을 꺾고 사업 최종후보 2곳 중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레드백과 일전을 벌일 경쟁 기종은 독일 라인메탈 사의 '링스' 장갑차입니다.
무게 44톤에 다양한 근접무기 시스템을 갖췄고, 최대 12명을 태우고 시속 70km로 달릴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는 '레드백'은 기본 제원은 비슷하지만, 무게는 42톤으로 '링스'보다 가볍다는 게 강점입니다.
차체는 우리 군에서 충분히 검증된 K-21 장갑차 기술과 K-9 자주포 파워팩을 적용해 신뢰도를 높였고, 30mm 포탑과 대전차 미사일·원격 무장도 갖췄습니다.
여기에, 해치를 닫고도 내부 스크린으로 360도를 감시하는 '아이언 비전'과 능동방어시스템 등 첨단 기능도 적용됐습니다.
이번에 출고된 레드백 시제품 두 대는 다음 달 말 호주에 도착해 11월부터 1년 가까이 시험평가를 받은 뒤, 2022년 최종 결과가 발표됩니다.
그간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가 장악했던 호주군 무기체계 시장에 국산 차세대 장갑차가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취재기자 : 임성호
영상편집 : 이은경
그래픽 : 지경윤
자막뉴스 : 윤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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