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잠행 경영' 신세계 정용진…'최악 실적' 포스코 최정우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항계'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경쟁사까지 방문하며 잠행 경영에 나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사상 첫 영업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연일 잠행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 사진을 하나 올렸습니다.
자녀들의 손을 꼭 붙잡고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한 사실을 나중에 공개한 겁니다.
이 사진을 올리기 전날은 롯데 시그니엘 부산 호텔을 수행 직원 없이 조용히 방문했습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고, 정 부회장이 찾은 이탈리아 음식점은 이색 매장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롯데 시그니엘 부산은 지난달 17일 문을 연 호텔입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다음 달 부산에 그랜드조선호텔을 열 예정인데, 경쟁 대상을 남몰래 찾아 경쟁력 개선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사만 가는 건 아니고, 지난 18일에는 이마트 강릉점을 쇼핑하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당초 어딘지 알려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32만 팔로워들의 성화에 못이겨 이틀 뒤 공개했습니다.
정 회장의 이런 이색 행보, 영업 실적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요즘 위기입니다.
포스코는 1997년 외환위기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꿋꿋하게 흑자를 기록했는데, 1968년 창사 이후 첫 분기 영업 적자라는 최악의 실적을 냈습니다.
2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은 5조8,848억원, 영업적자는 1,08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 감소 때문인데 철강값 하락에 원재료인 철광석값 급등도 요인입니다.
취임 후 2년 사이 포스코의 주가도 5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32만원이나 했던 주식은 한때 13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죠.
시가총액 순위도 10위에서 17위 밀렸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충당금을 쌓아놓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것과 달리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면서 중간배당에 나섰는데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최 회장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주총에서 결정되는데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계 순위 2위인 현대자동차의 사업장을 찾았습니다.
두 달 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천안 삼성SDI 사업장 방문에 대한 답방 형태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 신기술을 연구·개발하는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은 건데요.
미래차 핵심기술개발은 사실 삼성전자가 주도적입니다.
최근에는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를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죠.
인공지능 AI는 물론 자율주행의 핵심인 5G통신망 기술 모두 삼성이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까지 자동차 부품과 전장산업에도 진출해 있죠.
이 때문에 삼성과 현대차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계 1, 2위 기업이 어떤 결과물을 함께 내놓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근로자를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카젬 사장과 다른 임원 등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카젬 사장은 2017년 9월부터 2년 넘게 한국GM 부평과 창원, 군산공장에 24개 협력업체 직원 1,719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파견이 금지된 자동차 차체 제작과 도장 등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 비정규직을 투입한 건데 이같은 방식은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문제점이 있죠.
미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자동차 업계가 위기라도 법을 어기면 한국에서도 감옥 신세를 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와 함께 한 지 반년이 됐습니다.
우리 산업계는 여전히 어려운 모습인데요.
특히 기간사업인 항공과 철강, 정유 등은 위기 상황입니다.
위기 돌파를 위해 산업계와 정부 모두 더 분발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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