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 북미회담설 일축…"마주앉을 필요 없어"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거론하고, 미국 조야에서 '10월 서프라이즈'설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북미협상 핵심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북미협상의 전면에 나섰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오늘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최 1부상은 담화에서 '10월의 서프라이즈'설을 거론하며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북미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정상회담설이 여론화되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미대화를 정치적 위기 해결을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최 1부상은 "미국이 아직도 협상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북한은 이미 미국의 장기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정치 일정과 같은 외부적 변수에 따라 대미정책이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북미정상회담에는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최 1부상은 '새판짜기'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며 "이미 이룩한 정상회담 합의도 안중에 없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할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최 1부상은 또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할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하며,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만큼 당분간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과도 '전략적 거리 두기' 행보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최 1부상의 담화에는 미국 정부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이거나 자극적인 비난은 없어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흔적도 느껴집니다.
이를 두고 당장은 북미대화에 나서지 않겠지만 완전히 판을 깨지는 않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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