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번 통신선 차단에는 2년 전 사상 처음 설치됐던 남북 정상 간 핫라인까지 포함됐습니다.
남북 관계 진전을 상징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 수단이 사라지는 셈인데, 청와대는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절제된 반응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작년 4월 남북정상회담 일주일 전.
문재인 대통령 책상 위에 김정은 위원장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직통전화가 사상 처음으로 설치됐습니다.
[송인배 / 당시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2018년 4월 20일) : 잘 들리십니까 여기는 서울 청와대입니다.]
일주일 뒤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김 위원장은 핫라인에 대해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거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을 잡고 통화하는 거라고 답하는 등 상시적 대화 채널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도 컸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2018년 5월 27일 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 : 핫라인 통화라는 것이 말하자면 즉각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그런 통신 회선이 구축이 되어야 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남북 간에 최근에 그것이 개설이 되었고요.]
청와대는 북한이 정상 간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통신선 차단을 발표한 데 대해 통일부가 정부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절제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NSC 상임위도 개최하지 않고 안보실 내부 실무회의만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신선 차단도 문제지만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 관계로 표현하면서 단계적 조치를 예고한 부분에 더 큰 고민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나 오랜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더 희박해진 북미 대화 가능성, 재작년 남북 정상 간 합의 불이행 등에 대한 불만이 함께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올해는 남북 관계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면서 대북 제재와 무관하게 남북이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자고 한 제안에도 북한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현실적인 제약 요인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친서나 특사 파견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지금으로써는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음 주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남...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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