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니 대놓고 명당 자리에 서 있어서 불법일 수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서울 여의도 한강 공원 주차장에 열 대 넘게 서 있는 ‘카라반’얘긴데요.
서울시가 몇 번이나 철거하라고 했는데도 들은 척도 안 해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정현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여의도 한강공원 무료주차장에 불이 켜진 카라반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카라반 밑에는 플라스틱 통을 달아 폐수를 모아놨고 카라반 안에는 이불도 보입니다.
[카라반 이용객]
"카라반이 저희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몰라요. 쓰라고 줘서 그냥…"
카라반 외부에는 에어컨 실외기, 위성TV 수신기가 달려 있습니다.
한강공원 가로등 시설에서 카라반까지 연결된 전력선도 보입니다.
카라반 바로 옆에 놓인 쓰레기 봉투에선 배달음식 포장용기와 술병이 쏟아집니다.
이곳 주차장에는 모두 14대의 카라반이 설치돼 있습니다.
지난해 말 처음 민원이 접수됐는데 서울시는 인근 요트장 운영업체가 갖다 놓은 것으로 보고 수차례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카라반을) 치우겠다, 치우겠다 이야기하는 하죠. 대화로 안 되니까 저희도 부득불 법으로 (수사)의뢰를 한 거죠."
[정현우 기자]
"여의도 한강공원 산책로입니다.
카라반들이 빼곡하게 주차돼 수개월째 운영되고 있는데요.
모두 불법입니다."
서울시는 하천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요트장 운영업체를 지난달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현행 하천법은 하천 인근에서 야영과 취사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서울시는 카라반에서 야영과 취사를 한 것으로 본 겁니다.
요트장 운영업체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요트장 운영업체 관계자]
"화장실을 쓰거나 취사를 하거나 카라반의 용도로 쓴 사실은 없습니다. 주차장에 카라반이 서 있는 게 큰 문제가 되는지도 모르겠고…"
업체 측은 또 일부 카라반은 업체 소유가 아닌 요트 선주들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요트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카라반을 설치한 이유와 운영방식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채널A뉴스 정현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박찬기 추진엽
영상편집 :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