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인도에서는 새끼를 밴 어미 코끼리 한 마리가 인간의 몹쓸 짓에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알려져 공분을 샀습니다.
당국이 수사 끝에 코끼리를 죽게 한 용의자를 붙잡아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임수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인도 남부 케랄라 주의 한 강입니다.
15살짜리 암컷 코끼리 한 마리가 강물에 몸을 담그고 서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코끼리는 입 주변에 심하게 상처를 입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코끼리는 폭죽으로 채워진 파인애플을 받아 먹다가 폭죽이 입안에서 터져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새뮤얼 파초우 / 국립공원 관리인 : 아래턱 부분이 노출돼 코끼리가 먹이를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빙빙 맴돌기만 합니다.]
현지 야생동물 전문가와 수의사들은 이 코끼리를 물속에서 꺼내 치료하기 위해 다른 코끼리까지 동원하면서 애를 썼지만 끝내 코끼리를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코끼리는 아픔을 달래기 위해 4일 동안 강물에 입을 담근 채 서서히 죽어갔다고 현지 산림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새뮤얼 파초우 / 국립공원 관리인 : 코끼리가 밖으로 꺼내기 전에 쓰러졌습니다. 코끼리가 평화롭게 숨졌기를 바랍니다.]
나중에 조사해 보니 숨진 코끼리는 뱃속에 아기 코끼리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코끼리를 애도하는 글과 인간의 잔인한 행동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주 삼림 당국은 "동물을 폭죽으로 죽이는 건 인도의 문화가 아니"라며 "철저하게 조사해 범인을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수사에 나선 지 며칠 만에 사건 용의자로 한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산림 당국은 체포된 남성이 밀렵꾼인지, 아니면 코끼리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죽였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음식물 속에 폭약을 넣는 이른바 '미끼 폭탄'은 인도 남부에서 흔하며 주로 멧돼지를 사냥하는 데 사용됩니다.
YTN 임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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