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70년 세월 지나, 아버지께 답장을 드립니다 / YTN

YTN news 20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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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현충일 추념식이 오늘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렸습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오늘 추념식은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민의 희생을 국가가 반드시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행사에서는 1951년 전사한 고 임춘수 소령이 당시 품고 있던 편지가 소개된 뒤, 딸 임욱자 여사가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을 담은 답장을 낭독했습니다.

[임욱자 님 아버지에게 보내는 답장 전문]

나의 사랑하는 아빠, 그리운 아버지 70년 전, 그때 저는 아빠를 사랑한 9살 아이였습니다.

지금 저는 아빠를 그리워하는 일흔 여덟 살, 평범한 할머니예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아버지를 아빠라 부릅니다.

전쟁터에 가시면서 저한테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장작 무더기를 트럭에 가득 싣고 오셨던 그 날 남기신 마지막 약속.

“욱자야 동생들 잘 챙기고 따숩게 기다리거라.” “이 장작을 다 태우기 전에 꼬옥 돌아올게.”

1951년 2월, 찬바람이 한참일 때, 오매불망 기다리던 아버지 편지가 왔습니다.

가족 얼굴이 보고 싶으니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셨지요.

두어 달이 지나 4월, 봄내음 맡으며 바깥 나들이하기에 차암 좋은 어느 날에 어머니는 우리 4남매 꽃단장을 시키셨어요.

사진으로나마 나라도 아버지를 뵈올 수 있겠다 생각하니 동생들 잘 챙기라던 마지막 말씀이 퍼뜩 생각이 나 안간 힘을 내어 막내를 꼬옥 끌어당겨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해 7월...

아버지는 전사통지서와 함께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오셨지요.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사납게 무더웠던 전장에서 스러져 가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 왼편 깊숙이 제 돌사진과 못다보낸 편지를 품고 계셨습니다.

거름이 되어준 아빠 덕분에 제가, 우리 가족이, 우리나라가 꽃과 같이 피어날 수 있었다 생각해요.

이런 말씀드리면 아버지가 서운해 하실까요? 남들은 모두 아버지를 영웅이라 말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딸밖에 모르고, 가족을 많이많이 사랑하는 그런 평범한 아버지였지요.

하늘에도 경포대 같은 곳이 있을까요? 아빠! 우리 다시 만나면 맑은 물에 함께 발도 담그고 물장구도 치면서 재미지게 놉시다.

실컷 부둥켜안고 얼굴 부비면서 길게 길게 웃읍시다.

나의 사랑하는 아빠. 그리운 아버지... 아버지...

그곳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계시죠? 70년 세월 지나 이...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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