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신라 고분에서는 43년 만에 금동 신발이 발굴됐습니다.
고분의 주인은 왕족이나 귀족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조성된 무덤 일부를 파내고 후손의 묘를 추가로 조성한 아주 특이한 형태입니다.
이현용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주의 1,500년 전 고분에서 금동 신발 한 쌍이 나왔습니다.
경주 신라 고분에서 금동 신발이 나온 건 이번이 13번째, 지난 1977년 이후 43년 만입니다.
흙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신발의 등 부분에는 알파벳 'T'자 모양 무늬가 뚫려 있고, 동전 모양의 금동 장식이 달려 있습니다.
[이현용 기자]
"신라시대 조성된 고분에서 확인된 금동신발입니다.
청동에 금을 입혀 만든 금속 유물인데요.
공기에 노출되면 산화되고, 보존처리에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일단 이렇게 대부분 묻혀있는 상태에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금동 신발이 나온 곳은 경주 대릉원 일원에 위치한 소형분인 황남동 120-2호분.
허리띠 장식에 쓰인 은판과 말 안장을 비롯한 여러 마구 장식, 청동 다리미 등이 함께 출토됐습니다.
또다른 소형분인 120-1호분에서는 쇠솥과 유리구슬, 토기류가 발굴됐습니다.
이 두 소형분은 주분이라 할 수 있는 120호 봉분의 일부를 파내고 조성돼 서로 혈연 관계인 후대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120호분은 이들 두 무덤의 두 배 크기로, 봉분 축조에 모래의 일종인 마사토가 쓰인 것도 이례적입니다.
[곽창용 / 문화재청 신라왕경사업추진단장]
"주 매장 주체인 120호 본 고분에서는 좀 더 위계가 높은 유물이 발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무덤 주인들의 신분이 최상위 계급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무덤의 양식도 특이해 향후 조사 성과가 신라 시대 장례 문화를 엿볼 단초가 될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기범
영상편집: 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