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연결] 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사

연합뉴스TV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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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연결] 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사

지금 이시각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추도사를 하는데요.

현장 연결해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노무현 대통령님, 올해는 5월의 신록이 한창입니다.

서거하신 2009년 봄에는 비눈물 속에 장례를 치렀습니다.

1주기 추도식도 빗물이 우리들 가슴을 흥건히 적셨습니다.

1주기 추도식에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노여움도, 슬픔도, 눈물도 참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열어 냈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은 촛불혁명으로 적폐 대통령을 탄핵했습니다.

제3기 민주정부,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으며, 지방선거 압승으로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허물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사상 유례없는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새로운 역사를 쓰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대통령님이 주창하셨던 깨어있는 시민, 권위주의 청산, 국가균형발전 거대 수구언론 타파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그저 홍보의 대상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역사의 주체로 서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역사는 기어이, 그렇게 그렇게, 전진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비록 이제 시작이지만 우리는 역사의 발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님, 지난 월요일, 5월18일에는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40주년 기념식이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엄중하게 거행되었습니다.

5월의 넋들이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하다 장렬하게 산화하신 현장이었습니다.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꼈습니다.

하지만 결코 희망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40년 동안 분노와 슬픔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이겨왔습니다.

민주의 역사가 헌법에 당당히 새겨지고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의 그날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겪어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온 국민의 높은 공동체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눈물겨운 헌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정부의 원숙한 대처가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언론이 한국을 주목하고 각국 정부가 한국의 방역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그래서 써낸 방식으로 추도식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방식을 좋아하셨던 대통령님의 걸맞는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이 땅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경제적으로 편중되었으며 사회적으로 차가운 세상이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합니다.

남과 북이 서로 얼싸안고 나라다운 나라에서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며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대통령께서 남겨놓으신 가치를 남은 저희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완성해 보이겠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깊은 산속에 있는 조그마한 산사에 계신 스님이었습니다.

여든을 넘기신 듯한 노스님께서 평생동안 모은 정성을 노무현 재단에 쾌척하셨습니다.

그런 분들의 작은 정성들로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추도식이 열리는 이곳 봉하에는 대통령 기념관이 개관을 하고 머지 않아서 서울에는 노무현센터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

대통령님이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신 뒤에도 그 뒤를 이은 노무현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함을 받고 공작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지금도 그 검은 그림자는 여전히 어른거리고 있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참말로 징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겠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림을 더해가는 노무현 대통령님.

내년 봄에 다시 뵈러 오겠습니다.

그날은 아마 대통령님을 그리워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봄날 가득히 흩날리는 꽃잎처럼 이 봉하를 가득 채우리라 생각합니다.

대통령님 부디 영면하십시오.

깨어 있는 시민들이 삼가올립니다.

2020년 5월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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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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