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데려온 자국민들을 격리시키는 장소가 나라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미국은 군 기지, 호주는 섬, 프랑스는 해변 리조트인데요.
러시아는 어디일까요?
영하 20도 아래의 시베리아로 보냈습니다.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권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상의를 벗고 복근 운동을 하는 남성 뒤로 하얀 눈밭이 펼쳐집니다.
같은 옷 차림의 여성은 상의를 질끈 묶더니 하체 운동을 시작 합니다.
이들이 입고 있는 건 환자복이지만, 다른 옷처럼 개조해서 런웨이를 걷듯 포즈까지 취합니다.
이들은 모두 중국 우한에서 거주하던 러시아인.
지난 5일 군용기를 타고 고국 러시아에 돌아온 뒤, 따로 격리돼 보내고 있는 일상을 SNS상에 올린 겁니다.
[인나 사빗쉐바 / 우한 귀국 러시아인]
“우리는 14일 동안 격리돼 있어야 해요. 방 하나에 두 세명씩 수용 되고,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이 안에서 쭉 지내야됩니다."
[A씨 / 반투 말자막]
"이 봉지에 제 모든 옷가지가 들어있고, 소독을 위해 제출해야 해요. 읽으라고 준 책도 있고, 체스 게임, 차, 냉장고, 오이 피클도 있네요."
러시아 정부는 144명의 우한 귀국민을 시베리아의 한 삼림요양원에 격리 조치했습니다.
격리 장소는 러시아 서부에 있는 도시 튜멘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져있는 곳으로 평균 기온은 영하 21도에 이릅니다.
사방에 CCTV가 설치돼있고 러시아 국민경위대가 24시간 순찰을 도는 등 감시가 삼엄하지만, 수용 생활을 긍정적으로 보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손자들에게 들려줄 무용담”이 생겼다는 SNS 글에는 응원의 글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