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 앞바다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잇따라 무더기로 확인된 가운데 일본 정부의 대응이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초기 대응이 잘못돼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중간에 내린 탑승객 1명이 신종 코로나 감염자로 확인된 크루즈선이 요코하마로 들어오자 일본 정부는 아무도 내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2월6일) : 검역 중이어서 최대 14일간의 잠복 기간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상륙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3,600여 명의 탑승자가 바다 위에서 발이 묶였고 감염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십 명씩 불어났습니다.
노인이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감염이나 건강 악화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
[크루즈선 탑승객 가족 : 아내가 지병이 있어 5일 전에 부족한 약을 요청했는데 아직도 지급이 안 됐어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일본 정부는 탑승객들을 예정보다 빨리 내리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의심 환자만 골라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선별 검사도 전수 검사로 바꿀 태세입니다.
선별 검사로는 불충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온 만큼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토 가쓰노부 / 일본 후생 노동상 : 내릴 때 한 번 더 체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어 (전원) 검사 가능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허술한 초기 대응 때문에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크루즈선 내 감염 사실을 알고도 사흘이 지나서야 객실 격리와 공용시설 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그 사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늦어도 너무 늦은 초기 대응과 갈팡질팡하는 방역 대책 탓에 크루즈선 감염자는 130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크루즈선 감염자는 일본 내 감염자가 아니라며 대외적인 감염자 숫자 줄이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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