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해 오던 한 시민기자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가족들은 공안으로부터 그가 격리됐다는 연락은 받았지만, 행방조차 모릅니다.
중국 민심은 제2의 리원량을 만들 순 없다면서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한수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천추스 / 시민 기자]
"현재 1월 24일 설날 전날 밤 10시 쯤입니다. 저는 지금 우한 한커우역에 나와있습니다."
봉쇄령이 내려진 바로 다음 날, 우한에 들어간 시민기자 겸 변호사, 천추스.
환자로 넘쳐나는 병원과 장례식장의 시신들 등 실태를 폭로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천추스 / 시민 기자]
"이분들은 위독한 상태이신 것 같습니다. 주사도 맞고 계시고요."
그가 자신의 SNS에 전하는 소식은, 관영매체에선 볼 수 없는, 불편한 얘기들도 포함됐습니다.
[신화통신]
"수많은 환자들이 수용될 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적인 조치입니다."
[천추스 / 시민 기자]
"이렇게 많은 의심환자를 여기 격리한다면 이 간이 병동에서 교차 감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렇게 SNS로 소식을 전하던 그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신변안전을 두려워하는 하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천추스 / 시민 기자]
"무섭습니다. 제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제 뒤에는 공안이 있습니다. 그래도 살아있는 한 보도를 계속할 겁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천추스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부모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공안이 격리됐다고 통보했지만, 어디로 갔는지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천추스 어머니 + 말반투]
"여러분, 특히 우한에 계신 분들, 아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의 갑작스런 실종에 중국에선 제2의 리원량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공안은 최초 경고자였던 의사 리원량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는 커녕, 괴담 유포자로 몰아 체포해 버린 바 있습니다.
[리원량 어머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기 전, 제 아들은 한밤중에 우한 공안국에 불려가 훈계서에 서명까지 했습니다."
억울한 영웅 의사에 이어, 시민기자 실종 사건까지, 신종 전염병 사태로 중국 민심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