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상 92년 역사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오른 건 불과 10여 차례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외국어 영화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은 셈인데요, 실제 작품상 수상으로 이어진 외국어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영어권 영화가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건 1939년 프랑스의 '위대한 환상'이 처음입니다.
이후 외국어영화상이 신설되면서 1970년대 이후 무려 20년 동안, 외국어 영화는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1995년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가 20년의 긴 침묵을 깨고 작품상 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작품상은 1960~1980년대 미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받았습니다.
4년 뒤 역시 이탈리아 영화인 '인생은 아름다워'는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3개 부문을 수상했지만,
작품상은 미국의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받았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2001년 중국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 처음으로 작품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영화 가운데 흥행 1위인 이 작품도 작품상은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스페인어로 제작된 멕시코 영화 '로마'가 무려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감독상 등 3개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작품상은 미국 영화 '그린북'에 돌아갔습니다.
만일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으면 첫 비영어권 영화 작품상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강유정 / 영화평론가 : 직접 각본을 쓴 각본상이라든가 직접 손을 댄 미술상, 편집상 이런 부분들을 노려볼 만도 하지만 그 총체적 결과로서 감독상이나 작품상도 노려볼만하지 않을까.]
다만 90년 넘는 긴 시간 동안 견고해질 대로 견고해진 아카데미상의 작품상 장벽을 과연 '기생충'이 넘을 수 있겠느냐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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