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학교 학부모들, 참다못해 거리로…"집회가 생존권 위협"
[앵커]
청와대 인근 24시간 집회로 불편을 호소해온 맹학교 학부모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자녀들의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집회가 무슨 소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대규모 태극기 행렬이 밀려 들어오자, 맹학교 학부모들이 청와대 앞 대로를 막아섰습니다.
"너희는 한 번인데 우리는 매일이다!"
주말 집회를 연 노동조합 참가자에게도 거세게 항의합니다.
"우리가 오죽하면 이러겠냐고요. 노동권 지키겠다고 여기 시각장애 학생들은 죽으란 말이에요!"
주말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이어진 집회에 이들이 참다못해 거리로 나선 겁니다.
특히 맹학교에서 500m가량 떨어진 청와대 인근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범국민투쟁본부의 24시간 농성과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집회 등이 계속돼 왔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이런 잦은 집회가 불편을 넘어 생존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저렇게 시내버스가 익숙한 통행로인 골목에서 갑자기 나오는 거예요. 여지껏 살았던 시각장애인들은 시내버스가 골목으로 다닐 거라고 상상을 할까요? 근데 이게 저희 6개월째입니다."
실제 하루 2~3번씩 해야 하는 보행 수업에 차질이 빚어진 지는 오래.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종교도 약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집회는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 있는 집회가 되겠습니까."
종로구에 이어 서울시로부터 22일까지 철거 통보를 받은 범투본은 이날도 집회를 이어갔고, 학부모들도 다음 주 맞불 집회를 예고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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