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탁구를 주름잡았던 유남규(49 · 삼성생명), 현정화(48 · 렛츠런) 감독이 모처럼 라켓을 들고 명불허전의 실력을 뽐냈다.
두 감독은 27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신한금융 한국탁구챔피언십 및 제 71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녀 단식 결승에 앞서 '레전드 매치'를 펼쳤다.
이번 매치는 11점 2세트 경기로 열렸다. 남녀 힘의 차이가 있는 만큼 현 감독이 3점을 먼저 얻고 경기를 시작했다.
1세트부터 팽팽한 접전이었다. 현 감독이 3점을 먼저 얻고 시작했지만 유 감독이 곧바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현 감독이 특유의 날카로운 스매싱으로 9-5 리드를 잡았으나 유 감독이 기어이 10-10 듀스를 만들었다.
고비에서 현 감독이 승부를 걸었다. 현역 시절 명성을 떨친 전진 속공으로 잇따라 점수를 따내 13-11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는 유 감독의 표정에 더 이상 여유는 없었다. 역시 0-3으로 뒤진 채 2세트에 들어간 유 감독은 현역 시절 못지 않은 힘이 넘치는 드라이브로 곧바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힘에서 밀린 현 감독은 이후 실수가 이어졌고, 결국 유 감독이 11-7로 2세트를 따내 무승부가 됐다.
경기 후 유 감독은 “한국 탁구가 많이 침체돼 있는데 대구에 와보니까 열기가 뜨겁고 선수들이 잘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분발해서 다가오는 아시안게임과 도쿄 올림픽 때는 꼭 메달을 따서 한국 탁구를 일으켜줬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