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매달고 짬뽕국물을"...화성 거짓 자백 피해자 또 등장 / YTN

YTN news 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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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윤 모 씨가 이춘재의 자백을 계기로 재심을 준비하는 가운데, 또 다른 '이춘재 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를 YTN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박 씨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잔혹한 고문을 견디지 못해 거짓 자백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안윤학 기자입니다.

[기자]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는 지난 1991년 1월 청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 살던 19살 박 모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자백을 받기 위해 경찰이 선택한 방법은 증거가 아닌 잔혹한 고문이었다는 게 박 씨 주장입니다.

[박 모 씨 : 9일 정도는 계속 잠을 못 잔 거예요. (중략) 하루 종일 서 있으라고 하고. 어느 날 갑자기 밥을 먹자는 거야. 짜장 먹을래, 짬뽕 먹을래, 고춧가루 고문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거꾸로 매달린 채 먹다 남은 짬뽕 국물을 얼굴에 들이붓는 등 참기 힘든 고문과 폭행이 이어졌다는 겁니다.

[박 모 씨 : 여기로 이제 봉을 끼우는 거예요, 이렇게. 그러면서 양쪽에서 들면 거꾸로 이제 대롱대롱 매달리는 거예요. 일단은 내가 잠을 자고 싶으니까, 그것 때문에 처음 시인을 했고….]

박 씨는 고문을 못 이겨 결국 거짓 자백을 하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법정에서 결백을 호소한 박 씨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화성 8차 사건 당시 범인으로 20년 옥살이 한 윤 모 씨는 아직도 고문받던 때를 떠올리면 고통에 몸서리친다고 말합니다.

[윤 모 씨 : 5명인가 돌아가면서 (잠을 못 자게) 했어요. 누군가 때렸어. 그다음에 정신이 없어요, 사람이. 멍해지다 보니깐, 밤새다 보니깐.]

윤 씨는 피해자의 이름과 범행 현장에 대한 정보도 경찰한테 처음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윤 모 씨 : 그 당시 (고문)했던 형사들, 경찰에서 대질신문하고 법정에 세우고 싶어요. 법의 심판을 못 받겠지만, 진실을 밝혀야 할 것 아닙니까?]

화성사건 재수사를 계기로 은폐돼 있던 고문 피해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이 자신의 치부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안윤학[[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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