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과학부 이상연 기자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1. 소속 가수 마약 의혹이 불거진 지 이틀 만이네요. 양현석 씨가 모든 직책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뭘 잘못했다던지 그런 구체적인 얘기는 없네요?
입장문 어디에도 '잘못했다'는 말은 없습니다. 대신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지만 더 이상은 힘들다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YG는 유독 소속 연예인들의 마약 연루 사건이 잦아 '약국'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구요, '버닝썬 사태'로 온 국민의 비난을 받아왔지만 책임 있는 입장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번 양현석 씨의 사임이 첫 적극적인 조치인 셈인데요, 다만 그동안 어떤 소통의 노력도 없이 '인내심의 한계가 왔다'라고 표현한 점을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2. 양현석 씨가 대표이사도 아니잖아요. 정확히 어떤 직책을 내려놓겠다는 겁니까?
양현석 씨의 공식 직함은 총괄 프로듀섭니다. 자신은 음반 제작 등 프로듀싱 만을 총괄하고, 마케팅 등 살림은 자신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에게 맡겨 왔는데요,
양현석 씨가 사임을 밝힌 뒤, 동생이 대표이사면 아무 의미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2시간 뒤 양민석 대표도 사임의사를 밝혔습니다.
회사를 이끌던 '양씨 형제'가 모두 물러나면서, 회사 내 여러가지 의사결정 구조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여전히 두 형제가 최대주주와 2대주주인 만큼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3. 마지막 입장 발표까지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본인한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나봅니다.
네 자신의 인생의 절반을 YG를 키우는데 바쳐왔다면서 회한어린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양현석 씨는 YG전신인 현기획을 1996년 설립했구요, 2001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뒤 빅뱅, 2ne1, 싸이 등을 앞세워 한류의 선봉에 서 왔습니다. 지금도 블랙핑크 등 여러 가수들이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버닝썬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YG 주식의 시가총액이 8천억 원이 넘어 명실상부한 국내 3대 연예기획사로 꼽혀왔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된 이후 맨손에서 시작해 일군 회사를 떠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이번에는 양 씨가 직접 사건 무마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더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4.경찰이 비아이의 마약 혐의를 재수사한다면 양현석 씨 수사도 불가피한 거 아닙니까?
비아이의 마약 연루 의혹은 YG 소속으로는 6번째입니다. 거기에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까지, 많은 사건들이 한 기획사에서 반복돼 발생하면서 대중들의 신뢰가 떨어졌는데요, 경찰이 전담반을 꾸려 비아이 마약 혐의를 재수사 하기로 했습니다. 양현석 씨도 조사대상이 될지 주목되는데요. YG는 그동안 사건이 날 때마다 연예인의 일탈 행위로 치부했었는데, 조직적 개입 정황이 드러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문화과학부 이상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