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참사에도 다뉴브강변의 소형 유람선들, 여전히 안전엔 무방비입니다.
한 손에 담배를 들고 운항하는 선장, 열리지 않는 구명조끼함까지.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침몰한 허블레아니 호와 같은 크기의 유람선을 타봤습니다.
[리포트]
사고 지점에서 2km 정도 떨어진 선착장엔 소형 선박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습니다.
30대가 넘는 유람선들은 관광객들을 쉴새 없이 실어 나릅니다.
대형 유람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짧은 시간동안 다뉴브강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겁니다.
[로버트 코브 / 관광객]
"강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사람들이 계속 유람선을 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계곡과 성, 마을 등 경치가 아름다우니까요."
하지만 사고 이후에도 안전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유람선 업체 관계자]
"(안전이 걱정된다. 안전 설비는 강화됐나?)
아니요. 이 배는 안전하고 빠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관광지 안내 방송만 이어질 뿐, 안전에 대한 얘기는 단 한마디도 없습니다.
심지어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의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습니다.
"허블레아니호와 비슷한 크기의 소형 유람선입니다. 의자는 고정되지 않았고 안전벨트 조자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구명조끼 보관함은 힘을 줘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착용은 고사하고, 구명조끼가 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겁니다.
[에스더 싱코 / 현지인]
"모든 한국인들에게 미안합니다. 정부가 생각해야 하는 게 너무 많은 배가 있는 반면, 제대로 된 법규는 없다는 겁니다."
부다페스트 시는 조만간 소형 유람선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오늘도 관광객들은 사고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장세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