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와 차량이 함께 다니는 도로를 '보차혼용도로'라고 하는데요.

보행자 사망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이 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에 3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는 상황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줄지어 세워진 좁은 골목길.

차량 한 대가 빠르게 달리다가 사람을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습니다.

좁은 도로에서 차량이 서서히 움직입니다.

운전자가 음악 볼륨을 높이느라 한눈을 판 사이 차가 노인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골목길에서는 어린이 사고도 빈번합니다.

운전자도 어린이도 서로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사고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최근 4년간 보행자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니, 사망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인도가 따로 없는 이런 보차혼용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지연 / 서울시 녹번동 : 사이사이로 다니다 보면 지나가는 차를 보행자가 발견할 수 없어서 그럴 때 위험한 것 같아요.]

사람이 지나는 인도가 없어 차량과 사람이 함께 다니는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하루 평균 보행자 3.6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 원인은 과속과 전방주시 태만 등 운전자 부주의가 절반 가까이였습니다.

차량 속도가 시속 20km 이상이면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국내 보차혼용도로의 제한 속도는 일반 도로와 같은 시속 60km이라 사망률이 높은 겁니다.

이 때문에 사고를 막으려면 제한 속도를 20km 이하로 낮추고 차량보다는 보행자에게 통행 우선권을 주는 도로교통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조준한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보행자가) 모든 도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 필요하고요. 보행자의 통행 우선권을 차량보다 우선 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에 더해 불법 주정차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도로에 방지 턱이나 굴곡 등의 시설물을 확충하는 개선 작업도 필요해 보입니다.

YTN 백종규[[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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