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식량 창고'이자 사치품 조달 통로였습니다.
그런 탓에 한 때 인기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3명의 대사가 잇따라 비극적 결말을 맺자 초상집 분위기가 됐습니다.
로마에서 동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은 안을 볼 수 없게 창문마다 가림막이 쳐 있습니다.
그나마 켜져 있던 불도 취재가 시작되자 꺼버립니다.
정원에는 대사관에서 키우는 것으로 추정되는 토끼만이 자유롭게 다닙니다.
2000년대 들어 서유럽 국가 중에 가장 먼저 북한과 수교를 맺은 이탈리아는 알짜 부임지였습니다.
[동정민 특파원]
이곳은 로마에 있는 유엔식량농업기구 본부입니다.
북한은 이곳을 통해 연간 2만 톤의 식량을 지원 받고 있습니다.
이 업무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명의 대사가 연이어 임기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2016년 김춘국 북한 대사가 현지에서 간암으로 사망했고 이듬해 문정남 대사는 6차 핵실험 탓에 추방당했으며, 대사 대리로 지내던 조성길마저 잠적한 겁니다.
[이웃 주민]
"서로 마주치면 이탈리아어로 인사는 했지만 대사관 밖에서 활동하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어요."
대사 없이 명맥만 유지해온 북한대사관의 침묵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마에서 채널A 뉴스 동정민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최성림(vj)
영상편집: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