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그제(12일)부터 영화 '로마'의 극장 개봉을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극장 대부분은 지난해 '옥자' 개봉 때처럼 스크린 배정을 거부하며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최두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입니다.
영화 '그래비티'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넷플릭스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은 이 같은 예술영화전용관을 비롯해 전국에 40군데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루 1, 2회 상영에 그치는 곳도 많습니다.
로마를 상영한 이 소규모 영화관의 경우, 평소보다 4배 많은 관객이 몰리며 특수를 톡톡히 누리게 됐습니다.
[주현돈 / KU시네마테크 기획팀장 : (영화 '로마'는) 작품성을 충분히 인정받아서 국내 관객들도 개봉 전부터 많은 호응이 있어서 저희가 개봉을 결정하게 됐고요. 저희가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는 예매율이 가장 높은 영화고요.]
하지만 전국적 극장 흥행 면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는 수치입니다.
국내 상영관의 90%를 차지하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지난해 옥자 개봉 당시와 마찬가지로 영화 상영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 후 IPTV 등 부가판권으로 넘어가는 기간을 협의 없이 위반했고 국내 영화 생태계를 무시하고 있다며 날을 세웁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개봉한 지 이틀 만인 오늘(14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지난해 '옥자' 논란 때보다 더 커졌다고 분석합니다.
[강유정 / 영화평론가 : 이틀 차이로 개봉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의 한국 영화 상영관을 존중한다기보다는 아예 다른 플랫폼으로 오히려 자기 개성을 강화하겠다는 선전포고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논란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넷플릭스의 노이즈 마케팅이란 말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많은 사안을 고려해 국가별로 배급사와 의논해서 개봉 일정을 결정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YTN 최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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