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운수 사업자가 아닌 사람이 유료로 누군가를 태워주면 불법입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가능하다는 예외규정이 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이미 5만명 정도 되는 카풀 운전자들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이 정말 '출퇴근 시간 공유'만 하고 있는 것인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이서현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퇴근길 차량으로 가득한 종로대로.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는 시간에도 카풀을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거리로만 요금을 책정하는 카풀은 정체가 심한 출퇴근 시간대에 택시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국내 카풀 업체들이 서비스를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아직은 운전자가 부족한 상황.
[이서현 / 기자]
지금 매칭을 요청한지 10분 넘게 지났는데요. 아직 응답이 오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겠습니다.
택시와 달리 차량에 아무런 식별표시도 없어 엇갈리기도 합니다.
[현장음]
지나가셨구나. (네. 지나가도 안계시더라고)
왜 못 봤지? 제가 계속 서 있었는데. 파란색 옷이요.
기자가 요청한 목적지는 서울 강남구.
하지만 카풀 운전자는 전혀 엉뚱한 곳에 살고 있습니다.
[A씨 / 카풀 운전자]
"(원래 사는 곳은 어디세요?) 부천이요.
출퇴근 장소와 무관하게 돈을 벌기 위해 카풀 운전을 하는 겁니다.
[A씨 / 카풀 운전자]
"여러번해도 돼요. 대여섯번이고 일곱 번이고"
횟수도 장소도 제한이 없어 영업용 택시에 가깝지만,
[B씨 / 카풀 운전자]
"전업으로 하는 사람도 많이 있어요. (오전에) 5시부터 11시까지 낮에 좀 쉬었다가 한숨 자고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제재나 단속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B씨 / 카풀 운전자]
"드라이버가 모자라서 쩔쩔 매는데 (업체에서) 막을 이유가 없어요. 자기들도 수수료 먹고 더 이익이죠. 내가 보기엔 많이 하게끔 장려하는 거 같아요."
운전자에 대한 관리가 없어 부작용도 생겨나고,
[C씨 / 카풀 운전자]
"젊은데 외제차타고 그런분들이 접근을 하는데 여자만 골라 태운다고. 남자가 매칭이 되면 드라이버가 취소해 버리고 그런 분들 많데요."
카풀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만큼 종종 마찰도 발생합니다.
[황동준 / 전 카풀 운전자]
"그만두게 된 이유는 결국 불순한 손님들 때문에 가장 그게 컸던 것 같아요. 음주를 많이 하신 분들이나 담배를 태우신다거나"
이번엔 기자가 직접 운전자가 되어 탑승객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신분증과 차량증명서, 보험증서 등을 사진으로 찍어보내면 쉽게 운전자 등록이 가능합니다.
탑승객들도 불만 사항을 토로합니다.
[카풀 탑승자1]
"프로필 사진이 남자면 잘 안잡히는데 여자면 거의 바로 잡힌다고 들었거든요. 너무 안잡히니까 여자친구가 대신 잡아주고"
[카풀 탑승자2]
"가장 문제가 그거에요. 잘 안잡힌다? 매칭이 되도 15분은 기다려야 된다 평균적으로."
[카풀 탑승자3]
"드라이버 심사자격에 범죄경력 증명서가 추가됐으면 좋겠어요. 카풀을 이용 안하는 사람의 90%는 두려워서 무서워서."
하지만 승차공유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우리나라도 서둘러 새로운 이동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이수정 / 서울 강동구]
이용자입장에서는 카풀이라는 옵션이 하나 더 생기면 훨씬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거거든요.
[김경환 /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주임교수]
"새롭게 비즈니스 모델로 뜨고 있는 분야가 카풀 분야, 시장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카카오는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 개시 전까지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바다 / 카카오 모빌리티 신사업팀장]
"사건 사고에 대한 대응책들을 정리하고 있고. 저희 자체적으로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서비스 오픈을 안할 거예요. 갈등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오픈하는 게 목표입니다."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