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경기 안산에서 붉은불개미 수천 마리가 또 발견됐죠.
벌써 8번째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붉은 불개미가 정말로 위험한지, 얼마나 퍼졌는지 심층 취재했습니다.
이은후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김혜림 / 인천 서구]
"살인개미라고 불릴 만큼 진짜 위험하다고 하니까 겁부터 먹게 되는 거 같아요."
[박완규 / 인천 서구]
"쏘이면 독이 있어서 퍼진다는 말이 있어서요. 약도 없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우리는 붉은불개미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미국에서 5백 마리의 살아있는 붉은불개미를 데려와 조사 중인 검역본부입니다.
알려진 것보다 독성이 강하지 않다는 말에 직접 쏘여보기로 했습니다.
[현장음]
"(많이 아파요?) 따끔. 앗 뜨거. 이 정도."
위협을 느꼈는지 기자를 쏘지 못하는 붉은불개미 한 마리. 다섯 마리를 같이 올려놓자 세 마리가 침을 쏩니다.
[현장음]
"쐈다. (아야아야아야. 으. 떼주세요.)"
통증과 독성은 우리나라에 흔한 땅벌의 60% 수준. 70년 동안 미국에서 80명이 사망했다는 통계도 부풀려진 것입니다.
유입경로로 의심받는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에서는 사망자가 없었습니다.
안산에서 발견돼 죽은 채로 보관 중인 붉은불개미 5천 마리.
[김태우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물건 내리는 과정에서 개미가 바글바글한데 한 덩어리로 땅에 툭 떨어졌다는 거죠."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니 턱과 뱃자루에서 다른 개미와 구별되는 특징이 보입니다.
꼬리부분에 얇고 가는 독침이 달려 있습니다.
정부는 항구에서부터 이 개미들을 원천 차단하려고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동량을 전수 검역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안산과 평택에서는 번식능력이 있는 여왕개미를 끝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날개달린 공주개미가 결혼비행 후 여왕개미가 돼 번식하기도 합니다.
[김태우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집단의 생존을 위해서 여왕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협을 느끼면 여왕을 제일 먼저 피신을 시켰을 거란 말이죠."
10년 전부터 붉은불개미의 습격을 경고했던 개미박사 김병진 교수.
[김병진 / 원광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 ]
"(미국은) 도로, 농작물, 밭, 골프장, 숲까지 다 점령당했어요. 많은 배가 다니면서 무역을 하는데 혹시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진 않을까."
학계와 전문가들의 습격예고에도 정부차원의 방비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병진 / 원광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불개미가 없어진 건 아닙니다. 동면하고 있기 때문에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외래종이 우리나라의 기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또 어떤 피해를 끼칠지에 대한 기초조사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이강운 /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곤충학자)]
"외래종에 대한 조사 그 다음에 등급을 지정하는 프로젝트를 우리(정부)가 다 하기로 돼 있어요. 시스템을 다 갖추고 있는데 지금 가동을 하고 있지 않은 거예요."
지난해 붉은불개미 유입이 확인됐지만 정부는 올해서야 기초조사에 착수했습니다.
15년 전 유입된 외래종 '등검은말벌'은 토종 꿀벌을 초토화시켰고,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뉴트리아의 습격은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연출 천종석
구성 고정화 이소희
그래픽 전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