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층 건물을 계단으로 오르내리고, 전기와 수도까지 끊겼다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경기 의정부의 오피스텔은 일주일 째 이런 상태입니다. 폭우 후유증을 겪고 있는건데요.
권솔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기가 끊긴 엘리베이터는 호출 버튼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비상 계단도 조명이 안들어와 휴대전화 불빛 없이는 이동이 어렵습니다.
[오피스텔 주민]
"해 지고 나면 완전 깜깜해서 앞에 누가 보이지도 않아요."
의정부에 11시간 만에 최대 200mm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진 지난 달 29일.
전기설비가 있는 지하실이 빗물에 잠기면서 전기가 끊겼고, 수도 모터도 침수돼 물 공급까지 끊겼습니다.
[김모 씨 / 오피스텔 주민]
"새벽 내내 화장실을 못 가고 있는 거예요. 대소변 생리현상을 참고."
수도를 임시 복구했지만 물은 하루에 4시간만 나옵니다. 빨래나 청소는 엄두도 못냅니다.
[권 솔 / 기자]
"화장실에 있는 세면대입니다. 이렇게 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바로 옆에는 빨래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190세대 주민 상당수가 찜질방과 지인 집을 전전하고 있는 상황.
[정모 씨 / 오피스텔 주민]
"환장할 일이지. 남의 집에서 얹혀사는 것도 그렇고, 돈 들여가면서 여관방에 살 수도 없고."
주민들은 지은 지 1년도 안된 새 건물이 침수된 건 부실시공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시행사는 하자 책임은 건설사가 져야한다는 입장.
[시행사 관계자]
"건설회사가 하자 보증기간에는 책임을 해야하고. 우리(시행사)는 시행만 한 거고."
건설사는 자연재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건설사 관계자]
"저희는 시공에 관계되는 거지,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저희 책임이 아니에요."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렸지만 전기와 수도 완전 복구까지는 기약이 없어 불편은 장기화될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권 솔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호영 윤재영 황인석
영상편집 : 이희정